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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 더 미러클, 2010, 지식의 날개

시골(是滑) 2010. 3. 20. 01:08

[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 더 미러클], 2010, 지식의 날개, 523쪽.

잘 되는 반과 늘 말썽인 반, 잘 되는 집안과 늘 불화인 집안.

무엇이 있기 때문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리더십의 문제라고 한다. 하나는 강력한 리더십이 존재하고, 다른 하나는 ‘민주적 리더십’을 표방하지만 원칙이 없고 무질서하며 그 때 그 때 땜질 처방하기 바쁘다. 그리하여 어느 반, 어느 집안은 늘 조용하면서도 질서 있고 모든 일 잘 된다. 그리하여 어느 반, 어느 집안은 늘 시끄러우면서도 무질서하고 되는 일이 없다.

과연 그러한가? 서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상승 작용을 일으켜 늘 시끄러우면서 서로가 최선의 길을 찾아 갈 수 없을까? 그것은 불가능한가? 아니다. 아니다. 이제는 아니다.

개발 독재 시절 박정희와 박태준의 리더십이 그렇게 필요했던가? 저자 마이클 슈먼은 줄곧 독재자들을 미화한다. 그러면서 미국이라는 시장을 강조한다. 결국, 미국 정부와 기업은 독재자가 군림하는 아시아 일부 국가를 선택했고, 이들 나라는 미국의 부름에 응답함으로써 미러클을 이루었다는, 듣고 있기에는 지극히 거북한 이야기를 시간과 공간을 바꿔가며 빠르게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아시아에서 대부분 독재정권이 미러클의 초석을 쌓았는지 모른다. 그러나 거의 모든 나라에서 경제 성장은 독재정권의 정통성을 흔들었고 결국 민주주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는 점도 들었다.

이 책은 자유무역과 외국인투자, 자유 기업 활동이 부를 생산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하던 나라를 강대국으로 성장시키기도 하였다고 한다. 워싱턴과 미국 기업의 무역과 투자에 대한 지원은 미라클에 필수요소이며 전 지구적으로 미러클을 퍼드리는 것이 미국인에게는 최우선 과제라는 건방진 얘기를 곁들인다.

아시아 몇몇 독재자의 철권통치 속에서 이룩한 ‘미러클’을 긍정하기만 한다면, 자라나는 세대에게, 아니 현재를 살고 있는 그 나라 국민에게 옳고 그름의 가치, 법과 제도 및 절차에 대한 긍정보다는, 어떠한 부정한 수단을 통해서라도 돈만 벌면 되고 권력을 잡으면 된다고 하는 ‘나쁜 교훈’을 주게 되지는 않을까?

‘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 더 미러클’, 건방진 미국인기자의 글재주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