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문도

시골(是滑) 2014. 9. 13. 10:42

 

 

제목이 뭐 이래? 두 편을 읽고 나니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주워 모았다. 붕대를 한 남자, 수리하던 차가 폭발하자 길 건너 연못을 향해 1분간 뛰어가다가 몸 전체 화상을 입어 자동차 수리도 못하고 아내와 이혼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 자리에서 데굴데굴 굴렀어도 화상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호주에 이민 가 자동차 수리공을 하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이안이 등장한다. 이들은 한국계 호주인이다. [노 프라블럼] 문제없다. 흔쾌히. 불가촉천민으로 릭샤왈라인 주인공과 고객 유진이 등장한다. 유진은 어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 친구 아룬은 유진과 영화 본 뒤부터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화장터의 타다 만 땔감을 모아 팔아 살아가는 친구 쿤마르가 크샤트리아 신분의 리나와 사귀다가 살해된 것을 보고는 유진 등하교하는 일을 그만 둘 생각을 한다. 유진과 리나는 유명 사립학교에 다니고, 동년배의 아룬과 쿤마르는 하루하루 연명하기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인도이야기이다. 그냥 이런 이야기들이 내가 가보지 못한 곳, 그곳에 한국인을 등장시켜 그 나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참신하다. 작가가 그만큼 많은 곳을 다녀왔거나 살펴보았을 것이다. 그 이야기를 전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슬픈 이야기이다.

여름휴가 동안 필리핀 보라카이를 다녀왔다. 다녀온 뒤 사진 책 작업을 하면서 남들보다 까만 외모와 제대로 배우지 못해 차별 받는 보라카이의 원주민 아티족 이야기를 들었다. 이틀씩이나 아침 일찍 돌아본 곳이 바로 아티족 집단 거주 지역이었다. 아티족 마을은 보라카이의 관광 중심지 반대편에 위치해 있다. 마을 면적은 섬 전체 면적의 0.2%에 불과하다. 보라카이에서 유일하게 관광 개발이 안 된 바닷가인데다, 고급 개인 리조트를 짓기에 안성맞춤이라 한다. 보라카이를 다녀온 많은 이들은 알지 못하는 이야기이리라.